2월 말, 벼르고 별러 오던 밍글스에 드디어 다녀왔다.
약 3~4주 전에 캐치테이블 앱으로 금요일 디너를 예약했다.
3월 3일 현재 4월 말까지 모든 주말 예약은 이미 풀이다.
먹고 온 간단소감은 '그럴 만하다'
1년 사이에 갔던 음식점 중에서도 꽤나 만족도가 높은 곳이었다.
위치는 청담동으로 발렛주차 가능하다.
(결혼 준비로 무수히 다녔던 정성비스포크, 바이가미, 클로드유 근처였다)
디너는 1인에 25만원 + 와인페어링 시 추가비용이 있다
내부 분위기가 너무 좋다. 따뜻한 느낌 물씬 풍긴다
6시 타임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찍은 옆쪽 테이블 사진
우리가 앉은 자리는 통창 옆으로 식사하면서 바라보는 뷰는 이러하다.
첫 인상은 너무 정갈하다
(티코스터 배치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한국적이면서 모던하다)
(음식사진)
첫 요리는 조개와 전갱이였다. 영롱한 캐비어
(식재료 정말 아낌없다...)
신선함으로 입맛을 돋군다.
비린 맛은 0에 수렴하고 그냥 신선, 싱싱
딱 좋은 에피타이저였다.
바로 뒤이어 갈치와 새우 요리
*왼쪽은 아이폰 13으로 찍은 사진이고 우측은 갤럭시 S22로 찍은 사진인데 같은 사진 맞나 😂
(색감은 아이폰으로 보면 된다)
저 갈치 감태요리 정말 맛있다.
입맛 퐝퐝 터지게 하는 감칠맛이 최고다.
새우에 올라간 캐비어 보고 아 이곳은 25만원 가치 충분히 한다고 이미 단정지었다.
(동일한 가격에 다른 파인다이닝이라고 하는 곳들 가봤지만 정말 다르다)
다음은 Namul 요리로
메밀방떡인데 소에 전복과 4가지 나물이 들어있다.
쭈압쭈압한(?) 한국 떡 고유의 찰기보다는 깔끔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았고
안에 잘게 넣은 전복의 쫀득함과 버섯, 나물향이 조화로웠다.
다음 요리는 Ssam 이라는 요리로 감탄에 감탄을 한 요리다.
한우배추쌈이 트러플 콩국에 담겨 나온다.
한우의 느끼한 맛을 배추쌈이 깔끔하게 잡아줬고
저 트러플 콩국이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냥 이 음식을 별도 메뉴로 내놓아도 먹으러 또 방문하고 싶은 심정
다음은 제주산 생선요리(병어로 기억한다)
생선살이 탱글탱글했고 병어아래 우럭조개살을 약간 잘게 다진 것을 소스처럼
순무와 함께 먹는 요리인데 고~~~소하고 (이 물결 뭔데 아재같지 ㅋㅋㅋㅋ)
담백했다.
다음은 킹크랩 요리였는데
킹크랩을 어떻게 저렇게(탱탱한 살 모양 그대로) 손질했는지 모를일이다.....
사실 약밥과 킹크랩이 함께 나온다기에 읭? 했는데
짭쪼름한 킹크랩과 아주 약간 단 맛의 약밥이 단짠단짠의 엄청난 조화를 이루었다.
맨 오른쪽의 소스와 함께 먹는데 고소함까지 더해지고..
사진에서 약밥 오른쪽의 킹크랩살은 흰 살 부분만 뭉쳐놓았는데
탱글한 다릿살과는 다른 부드러운 식감과 딱 적당한 감칠맛이 나는 소스가
그냥 먹어도 맛있는 킹크랩을 훨씬*100 더 맛있게 해주었다.
내가 여태 먹었던 그냥 찐 킹크랩 맛이 허무해지던 맛 :p
아직 요리가 많이 남았다.
다음은 오골계 요리
이것을 치킨 요리라고 그냥 부르기에는 너무나 송구한 맛
일단 닭고기의 부드러움은 말해 무엇하고
저 소스는 무슨 어울림이며
저 꼬치에 얄밉게 굵은실로 엮은 로즈마리 향까지
어.. 약간 여기 선넘는데? (오바하자면) 요리달랬지 누가 작품달랬냐구요.....
그리고 드디어 메인 전의 클렌저 콤부차
동네사람들!!!! 요 앙큼한 것 좀 보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진에 다 안 담긴다)
마켓컬리에서 자주 먹던 그 콤부차가 아니고 진짜 생(?) raw(?) 콤부차의 맛이다.
상큼하게 입을 씻어줬다.
이제 메인으로 총총총 :333
메인 요리와 디저트는 두 가지 가운데 선택하는 것이었는데
두 명이 갔으니 당!연!히! 모든 것을 맛봐야지 하고
겹치지 않게 시켜보았다.
여기 고깃집인가요? 한우 왜 이러죠? 왜 입에서 사라지죠?!?!?!
한우 정말*10000000 맛있다. 다음번에는 메인 둘 다 한우시킨다 다짐, 또 다짐
(가실 분덜 저처럼 모험 마시고 그냥 한우 고르세요!!!!!!)
함께 나오는 전복도 정말 탱글탱글하니 식감 대박이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양고기 캐비어 양 미쳤쥬..
양갈비가 먹기 힘든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양고기 특유의 잡내도 잘 잡은 편이었다.
디저트로 넘어가기 전에
밍글스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멸치국수가 있다.
두명이지만 멸치국수 1인분을 시켰고 알아서 쉐어할 수 있게 두 사람 분으로 나누어 주신다.
이렇게 정갈한 한식 반찬과 함께 나오는데
멸치국수를 많이들 추천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무조건 시키십셔..
저 육수가 정말 깔끔, 아무것도 안들어간 느낌(?)이지만 맛난 맛이다.
정말 저 육수를 어떻게 만드는 지 알고싶은 정도.... (결국 마지막에 약간은 알아냈다 ㅎㅎ)
저 위에 생선은 붕장어로 그렇게 느끼하지 않게 멸치국수와 잘 어우러진다.
저 반찬 팔면 사고싶었다.... 🥲 나 우럭.....
특히! 저저 오른쪽에 저 짠지 같은 반찬 내가 아는 동일 반찬 맞나요? 통성명 다시 하쉴???
(반찬 팔아주시면 살게요)
이제 그만 울고
디저트로 넘어가기 전에 제주 귤 요리
환상의 맛이다.
달리 표현할 수 없음...
그만 하고 싶은데 그만 할 수 없다.
상큼의 끝을 달릴 뿐 아니라 내가 아는 귤 맞나 싶다.
이런 셔벗류의 요리에서 감탄한 적은
2018년이던가 포시즌 호텔 뷔페에서 봤던 레몬셔벗이 마지막이었는데...
이제 진짜 디저트다.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어서 둘 다 시키고 쉐어하기로.
메인과 달리 디저트는 둘 다 시킬 만 하다.
이 중에 밍글스 시그니처는 장 트리오다.
이름 그대로 된장, 간장, 고추장이 모두 들어간 디저트 요리
장으로 디저트를 만든다고? 싶겠지만 정말, 정말 미미하게 들어갔는지
역하지 않고 진짜 맛있는 디저트다. 그냥 디저트!
한국적이다라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지만, 확실히 우리가 익히 아는 디저트와는 또 다르다.
고추장 맛이 약간 느껴지지만 그냥 완전 디저트다, 근데 맛있는 디저트. 그냥 다들 드셔보셨으면..
그리고 저 깜찍이 버섯모양은 나보고 어떻게 하라구...
버섯이 들어가서인지 너티한 고소함과는 다른 부드러운 고소함이 느껴진다.
은은한 능이 향까지 새로운 디저트의 맛이었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지막 차와 스낵이다.
더 말하기 입아프.. 아니 손 아프지만
나는 여기 밍글스 플레이팅에 정말 힘들었다. 정말 귀염뽀작하고 정갈하다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는 테마냐고요..)
권숙수에서도 봤었는데 왼쪽과 같이 다과를 담아오시고
오른쪽 사진처럼 플레이팅 해주신다.
맨 가운데에 도넛같은 스낵만 제외하고 모두 입맛에 잘 맞았다.
너무 달지도 않고 차와 딱 적당히 어우러지는 한식다운 다과였다.
(총평)
미쉐린을 엄청 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 본 곳 중에 정말 맘에 드는 축에 속했다.
다시 꼭 가고싶다. 점심도, 저녁도 다
25만원의 적지 않은 가격이 아깝지 않다.
파인다이닝에서 페어링을 하면 헤롱한 상태여서 그런지
맛을 기억에 다 담지 못해서 이번에는 하지 않았지만,
다음엔 큰 맘먹고 시그니처 페어링이나 전통주 페어링 꼭 하고 싶다.
술마저 잘 할 거 잖아요.. 믿어요 밍글스!
계산하고 나가는데 직원분이 가져다 주시는
까만 종이 두 개, 바로 그 멸치국수의 육수였다!
(설로인에서도 꼭 식사 후에 선물을 주곤하는데 트렌드인듯)
왜 맛있나, 무엇이 다른가하고 재료를 보니 우리가 익히 아는 육수 재료였는데
다만 구웠다는 것이 달랐다. 거의 대부분의 원물을 구워낸 듯하다.
인터넷에서도 적당한 가격(개 당 1200원)에 팔고 있어서 구입하기로.
밍글스에 다녀와서 이틀 후엔가 이 육수를 이용해서
잔치국수처럼 만들어봤는데 깔끔하고 맛있었다.
이틀인가 냉침을 한다고 들었던 밍글스의 멸치국수와는 그 정성 때문인지 맛이 같진 않았지만
깔끔 그 자체였다. 국수에 김치 반찬만 있으면 한 끼 요리가 뚝딱이다!
예전의 나도 그랬고
누군가는 그 가격을 한 끼에 태우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물건을 사는 쇼핑보다
귀한 경험을 사는 것은 언제고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귀한 음식을 한식이라는 이름 아래 내어주신
밍글스 쉐프님들과 직원 분들께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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